남해 미조 갯바위 벵에돔 – 조용한 바다, 강한 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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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미조. 이름만 들어도 낚시인이라면 설렘부터 앞서는 곳이죠. 이번에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네 형님들과 둘이서 미조 갯바위로 벵에돔을 노리고 출조했습니다. 날짜는 4월 중순, 벵에돔 시즌 초입이라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꽤 짜릿한 손맛을 보고 왔습니다.
새벽 3시 반, 진주에서 출발해서 5시 반쯤 미조항에 도착. 미리 연락해둔 도선장이랑 합류해서 짧게 인사 나누고 바로 승선했습니다. 선장은 조류와 물때를 따져가며 외줄 포인트 대신 조금 안쪽의 가파른 갯바위로 우리를 내려줬습니다. 그날은 약간 거친 물결이 있어서, 외곽 포인트는 다소 위험했거든요.
첫 캐스팅은 6시 반. 미끼는 크릴 생미끼에 벵에돔 전용 바늘 5호를 사용했고, 막대찌 1호에 수중쿠션고무를 써서 예민하게 입질을 받기 좋게 세팅했습니다. 바람은 북동풍, 옆바람이 꽤 불었지만 막대찌 덕에 채비가 덜 흔들려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 시간쯤 아무 소식 없던 바다가 갑자기 꿈틀댔습니다. 찌가 살짝 멈추더니 스르륵 가라앉고, 이어지는 묵직한 감각. 힘 있게 당기는 녀석과 2~3분 동안 실랑이를 벌인 끝에 올라온 건 32cm 벵에돔. 예상보다 훨씬 통통하고 묵직했습니다.
그 뒤로도 오전 9시까지 3마리 추가. 사이즈는 대체로 28~31cm 사이였지만, 손맛은 확실했어요. 형님도 한 마리 걸었는데 줄이 터져버렸다는 걸 보니, 분명 한 마리는 35cm 이상 되는 놈이었던 것 같더라고요.
한 가지 특이했던 건 이날 벵에돔들이 단차가 깊은 채비에만 반응했다는 점입니다. 수심 3m 근처에서 반응이 왔고, 얕은 쪽에선 전혀 입질이 없었죠. 그리고 예민한 녀석들이라 크릴은 최대한 깨끗하게, 자연스럽게 꿰어야 입질이 이어졌습니다.
낚시 마치고 미조항 근처 기사식당에서 먹은 우럭매운탕 한 그릇.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더군요. 갯바위는 조심조심 철수했지만, 마음속엔 이미 다음 출조 날짜를 세고 있었습니다.
이번 출조는 조과도 조과지만, 갯바위 특유의 정적과 몰입감이 참 좋았어요. 낚시하면서 아무 말 없이 바다만 바라보는 시간이 요즘처럼 복잡한 날들엔 참 소중하게 느껴지더군요. 다음엔 5월 중순 벵에돔 피크 타이밍에 맞춰 한번 더 갈 생각입니다. 조류 세기와 수온이 잘 맞으면 미조는 늘 실망시키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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